사회복지사가 복지현장의 체험을 책으로 펴내

눈길가는 도서 “요양원 풍경” 지식공감 출판사

급격한 노령의 폭풍우가 밀려오는 가운데 뇌졸중이나 노인성치매는 더 이상 장수의 축복이 아니라 사회적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상생활을 자립으로 할 수 없는 노인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남에 따라 부모님의 부양문제를 개인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우리의 문제로 인식한 ‘세대를 소통한 효의 품앗이’인 장기요양보험제도가 2008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노인의 문제를 노인자신이나 가족개인에게만 한정시킨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 사회와 국가가 다같이 함께 풀어가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케어의 역할은 전문기관인 요양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하여 시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3월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장기요양기관(시설)이 4,187곳, 장기요양인정 대상자는 325,544명이다.

사회복지사가 요양원에 근무하면서 어르신과 함께 생활한 체험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요양원풍경 (지식공감 출판사)이다. 책에는 호서복지재단이 운영하는 “효자의 집” (김동욱 원장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에서 11년간 근무하고 있는 한광현(38. 천안시 동남구 신방동)씨가 현장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요양원풍경]에는 요양원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과 그 가족의 이야기, 노인요양시설과 사회복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 책이다. 요양원의 생활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감동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거주하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소통하고자 던져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한광현 저자는 “우리 모두는 세월을 품어 당연히 노년이 된다. 나의 노년이 노인성 치매 등의 퇴행성질환이 빗겨갈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나의 건강한 노년을 위해 현재를 얼만큼 준비하고 있는가! 나의 머지않을 노년과 그 환경을 둘러싼 가족의 중요성, 건강, 여가, 경제적인 면, 사회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집필배경을 말했다.

책의 판매 수익금으로 어르신의 쾌적한 환경을 지원할 의료 장비 및 생활장비를 구입할 목적으로 집필을 시작했지만 책을 펴낸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도저히 가정에서 모실 수 없는 치매 등의 부모님의 부양부담을 스스로 해결하지 말고 전문인력과 환경을 갖춘 요양시설에 모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인성치매를 가진 돌봄대상자도 늘어났다. 치매노인의 부양을 가족의 사랑으로만 극복하자는 무리한 결론이 아니라 결코 치매노인이 단독으로 살아갈 수 없는 환경속에 들어가 안전하게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가족과 요양시설, 국가의 정책이 보호막이 되어 삶을 응원하자는 것이다.

본문 중의 내용을 발췌해본다.

“내가 이렇게 정신이라도 붙들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만약에 치매에 걸려 정신없는 노년이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뿐이야. 나도 이곳에 있는 여러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노인에 불과하다고. 내가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하는 치매노인이 되면 그깟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자식도, 돈도 치매의 무기력 앞에서 삶의 희망이라는 노년의 행복을 이야기할 수 없을 거야. 자식들이 치매에 걸린 나를 잊게 될까 겁나더라고. 돈보다는 정신을 놓지 않아야겠어. 통장이 날 지키는 것보다 내가 날 지켜야 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더라고. 통장도 위력도 정신이 건강할 때에만 가능한 거라고.”

결국 인생을 담은 요양원 풍경은 오래사는 축복과 위험의 양면에는 언제까지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일깨워주고 있다.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