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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이 흐르는 계절 바람이 분다
  지은이 전화자, 박화진
  출판사 지식공감
  판형 국판변형(130×210mm) 무선제본
  발행일 2020. 12.
  정가 12,000원
  ISBN 979-11-5622-554-6



‘초록이 흐르는 계절 바람이 분다’는 제목부터 평화롭고 차분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제목과 달리 최근 우리 공동체가 겪고 있는 노인, 가족, 은퇴 등의 우울한 문제에 대해 이 시집 출간이 주는 메시지는 자못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전업주부로 평범한 삶을 살아온 노숙모(전화자 시인)와 베이비붐 막내 세대로서 은퇴한 조카인 박화진 시인이 시집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이색적이다. 백세 시대를 살게 된 78세의 노숙모는 남편과 자녀들을 뒷바라지하며 평생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여고 시절 문학소녀의 꿈을 굳은살과 검버섯이 핀 손마디 한쪽에 두고 놓지 않았다. 70을 넘긴 나이가 되어서 콧등 끝자락에 돋보기를 걸친 채 뜨개질하듯 한 땀 한 땀 지나온 세월을 시로 그리기 시작했다.
종갓집으로 시집오던 날, 20명 넘는 까까머리 조카들 가운데 문턱에 걸터앉아 빼꼼히 올려보던 5살의 조무래기 조카가 은퇴를 하고 인생 2막을 맞이하며 허둥대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지 “애비야 밥은 먹고 다니냐?”고 말씀하신다. 숙모님의 시선은 여전히 50년 전 그 시간에 묶여 있다.
공직생활 틈틈이 수필과 시로써 삶과 자연을 노래하고 세상을 바라보던 조카는 은퇴 후 어느 날 노숙모의 낡은 노트 한 자락에 적힌 시를 훔쳐보다 죽비로 등짝을 맞은 느낌을 감추지 못했다.
“숙모님! 같이 시집 한번 내실래요?”
툭 내뱉은 말이 결국 합동 시집을 출간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이 먹음과 늙음은 정지와 퇴장이요 은퇴는 그 다름 아니라고 생각했던 조카는, 삶은 죽는 날까지 터벅걸음이라도 걸어가는 것이며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노숙모의 시작 활동을 보고 몸소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 시집은 백세 시대, 노인의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함께 시집을 만들며 가족 공동체의 울림을 체험하고 은퇴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기운을 찾게 해주는 시집이다.

시 ‘호박잎 껍질 이야기’는 우리를 웃음짓게 한다. 호박잎 한 묶음을 사서 다듬어 물에 데치고 푹 삭은 된장을 끓여 밥상 위에 대령했더니 중학생 두 아들놈은 소가 먹는 것을 왜 먹이려느냐고 투덜댄다. 호박잎 껍질을 벗기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젊은 날 살림에 서툴렀던 추억이 새록새록 그려진다.
팔순을 바라보는 숙모에게도 일찍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누구 못지않다. ‘엄마’라는 시에서 숙모는 두려울 때, 서러울 때, 그리움에 사무칠 때 애틋하게 ‘엄마’를 부른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나이를 먹어도 옅어지지 않는다. ‘엄마’라는 말은 언제나 다정스럽고 불러보고 싶은 이름이다. ‘엄마’라는 시의 이야기다.
‘냉면 사발과 우리 숙모님’이란 시에서는 노숙모에 대한 중년 조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여름날 노숙모가 손수 만들어준 냉면을 먹으면 모정같은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의 계절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늦중년의 청년 같은 사랑 예찬가 ‘五季’, 자식에 대한 바람과 깨달음을 담아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자식’ 등 삶에서 느끼는 소소한 깨달음들이 공감의 언어로 펼쳐진다.

조카는 그간 몇 권의 수필집과 시집을 내며 인세를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를 돕기 위해 유니세프에 기증해왔다. 이번에도 시집 인세 전액을 유니세프에 기증하기로 했다. 노숙모 역시 적은 액수지만 뜻있게 쓸 수 있다는 데 감사할 따름이라며 뜻을 함께했다.

• 숙모 전화자 (45년생, 부산)



유복한 집에서 가난한 대갓집으로 시집왔다.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하며 50여 년간의 전업주부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팔순이 가까운 나이가 되어도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 가슴이 설렌다며 가던 길을 멈추는 10대 소녀 같은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가신다.



• 조카 박화진 (63년생, 대구) / 수필가, 시인



경북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국장으로 공직생활을 했다. 아직은 인생 2막으로 들어선 걸 실감하긴 이른 나이다. 가끔씩 신문 칼럼과 시, 수필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학에서 경찰 후진들을 위해 틈틈이 강의를 하고 있다.

팔순을 바라보는 숙모와 환갑을 앞둔 조카가 함께 엮어낸 세월 이야기

함께하며 공감하는 삶, 그것이 삶의 행복이지



늦중년의 시인은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시와 수필, 그림을 그리며 인생 2막을 그려가고 있다. 산으로 골프장으로 이리저리 다녀보지만 가슴 한구석의 텅 빈 공간을 메울 길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노 숙모님의 낡은 노트 한 권을 발견한다. 노트에는 50년간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온 숙모님이 틈틈이 쓴 시들이 적혀 있었다.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아오셔서 발뒤꿈치 굳은살 같은 삶인 줄 알았는데 숙모님의 시에서는 봄날 새싹같이 여리고, 여고생같이 풋풋한 숙모님의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숙모님의 시는 시인의 가슴을 다시 설레게 했다.



“숙모님 같이 시집 한 번 내실래요?”



‘초록이 흐르는 계절 바람이 분다’는 이렇게 아마추어 시인인 숙모님과 수필가이자 시인인 조카가 함께 만들어낸 시집이다.

숙모 전화자 시인의 시는 소박하다. 꾸밈없는 화법으로 풀어낸 시어는 시인의 삶이자 생각이고 곧 철학이다. 시인이 써 내려가는 대로 읽고 느끼면 된다. 시어에 감추어진 의미를 찾기 위해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그대로 시어가 우리들 가슴에 내려앉는다. 그것은 오랜 세월을 겪어온 시인의 노련함이고 내공이 아닐까.



초록이 흐르는 계절

푸른 초록 물이 흘러내릴 것 같다

푸른 물과 함께



해와 달이 이끄는 대로

바람이 흐른다



싱그러운 계절에

바람도 푸르리라



시인이 노래하는 대로 느끼면 된다. 그 외에 무엇이 필요할까. 복잡한 세상, 싱그러운 바람 한 줄기 느껴볼 여유조차 없는 현대인들에게 시인의 시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



조카 박화진 시인의 시는 정갈한 음식처럼 맛깔스럽다. 잘 정돈된 시어가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문학에 조예가 깊어서인지 시어를 선택하고 풀어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간결하지만 공감의 깊이가 크다. 환갑을 눈앞에 둔 늦중년의 감성이지만 마치 젊은이의 감성을 읽는 듯 감각적인 시들도 있다. ‘사랑 계산법’, ‘관심’, ‘사랑 사용법’, ‘고백’, ‘오계’ 등이 그러하다.



그대의 손을 잡을 때

내 믿음도 같이 건너갑니다



그대와 길을 걸을 때

세상도 같이 걸어가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꽃을 바칠 때

내 사랑도 같이 따라갑니다



지금 이 순간 함께 하는 당신

나의 믿음, 소망, 사랑입니다

-고백-



중년의 헛헛함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삶에 대한 애착, 인간에 대한 그리움, 옛 추억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적인 감성인 것 같다. 감성뿐만 아니라 오랜 세상살이 경험에서 오는 여유와 통찰도 엿볼 수 있다.



아들아

난 네가

잘할 때보다

못할 때

더 사랑한단다

방구들 데펴줄게

몸부터 좀 녹이렴

- 모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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