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재직중인 고학찬의 미완성의 자서전으로
그는 구르는 돌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에게는 ‘롤링스톤’이라는 별명이 제법 근사하게 들리는 것이 한 시대를 풍미한 록 밴드 롤링스톤스 덕분인지, 아니면 단어 자체가 주는 역동적인 이미지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실제로 나는 늘 구르는 돌이었다는 점이다. 거친 흙바닥도 굴러봤고 아찔한 낭떠러지도 굴러봤고 때로는 짠 내 품은 바닷물에 굴러도 봤다가 아찔하게 흐드러진 꽃밭을 굴러보기도 했다. 그렇다고 위대한 철학가인 양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을 생각은 없다. 그저 거칠게 굴러온 삶이었다는 것, 그런 내 삶이 싫지 않다는 것, 후회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나는 지금도 여전히 굴러가는 중이라는 것, 그것뿐이다.
고학찬
1947년생
1966년 대광고등학교 졸업
1970년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1970년 9월~1977년 3월 TBC 동양방송 프로듀서
1977년 3월~1980년 3월 방송작가활동(한국방송극작가협회 회원)
1982년 5월~1994년 6월 뉴욕 KABS-TV 편성제작 국장
1994년 6월~1997년 7월 (주)제일기획 Q채널 제작1부 국장
1994년 9월~2006년 8월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겸임교수
1994년 7월~1997년 4월 삼성영상사업단 방송본부 국장
2000년 3월~2001년 2월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2004년 3월~2008년 3월 제주영상위원회이사, 외자유치위원회 위원
2006년 9월~2008년 9월 세명대학교 방송연예학과 겸임교수
2008년 8월 세계 제3회 델픽대회 조직위원, 이사
2008년 9월~2010년 6월 상명대학교 방송예술대학원
영상컨텐츠전공 겸임교수
2009년 9월~2013년 3월 윤당아트홀 관장
2010년 12월~2013년 3월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
문화예술체육분과위 간사
2011년 3월~2012년 2월 한세대학교 방송공연예술과 겸임교수
2014년 7월~2015년 6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문화분과위원장
2015년 6월~2017년 6월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
2015년 7월~2017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위원
2016년 5월~2017년 2월 28일 제주국제대학교
실용예술학부 석좌교수
2013년 3월~2017년 3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
2013년 3월~2019년 3월 예술의전당 사장
비긴 어게인.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늘 이방인이었고 늘 낯선 사람이었으며 늘 왕따였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건 늘 내가 낯선 길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낯선 길에서 만난 낯선 이들에게 그들의 두려움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나는 낯선 사람이 아니니 나를 찌르지 마시오’라고 날카로운 외침을 쏟아냈는지도 모르겠다.
Begin Again.
사람들은 화려한 시절을 보내다가 일단 한번 꺾이면 ‘비긴 어게인’이 잘 안 된다. 우리가 약한 점이 바로 이거다. 꺾이는 것이 끝이 아닌데 꺾이고 떨어진 그 순간 ‘비긴 어게인’이 아니라 익숙한 자리에 머물려고 한다.
지금 내 나이의 친구들은 산악인도 아니면서 모두 산에 가 있다. 산 아니면 지하철이다. 그들은 아직도 일하는 나를 보며 부럽다고 말한다. 늘 다시 시작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내가 어쩌면 대단히 열정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그저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다. 늘 ‘비긴 어게인’하는 것뿐이다. 지금 이 자리가 끝나면 나는 또다시 거리로 나설 것이다. 나는 늘 거리에서 뭔가를 찾아왔다. 그러다 보니 하나를 끝내고 또 하나를 시작하는 일에 아무런 부담도 없다. 오직 새롭고 낯선 길에 대한 설렘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