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온기는 향기처럼 오랫동안 남는다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헤어짐을 경험합니다. 헤어짐의 슬픔도 때로는 정말 잊은 듯 보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꽃손>은 다른 영화들처럼 선과 악의 대결구도와 권선징악의 이분법적인 형식을 띠지 않는 ‘비경쟁구도’ 이야기입니다.
<꽃손>의 등장인물들은 사막화되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어떠한 원망이나 불신도 없는 ‘순’하고 착한 사람들입니다.
영화 속에는 그들의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적인 만남과 이별, 또 생명이 부여된 순간부터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다가오는 인연의 의미와 생로병사, 희로애락이 잔잔하게 담겨 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은 재미없는 인생’이란 얘기가 있지요. 세상의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고 그 시작은 알 수 있지만 그 끝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기계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이 ‘정’입니다.
<꽃손>의 편안하고 느리지만,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정’이 서로의 인간관계에 상처받고 치열함에 지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휴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세상은 홀로 살아가지 못합니다. 서로 함께 할 때 모든 것들이 가능하지요. <꽃손>을 통해 언어가 통하지 않고 국적이 달라도 소소한 위로와 마음에 온기를 담은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따뜻한 ‘정’의 여운을 마음의 ‘울림’으로 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결국 누구나 몸의 온기는 사라지겠지만 마음의 온기는 향기처럼 오래도록 남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한 번뿐인 삶은 사람을 통해서만 아름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