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제님이 정해준 이 용혈의 뱃속 자궁에 해당하는 동굴 속에서 광구창생과 평생소원 민다등선(民多登仙)이란 신념을 안고, 증산 천지공사를 연구하며, 과연 천지공사는 이론과 실제가 합일되는가 하고 수련에 임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10년이면 어떤 결과가 있지 않으랴 했지만 10년에 10년이 더해지고도 수년을 더하게 되었다.
갑신, 을유(2004∼5년) 양년에 걸쳐 음, 양으로 하사받은 천문(天文)을 등대 삼아 노력한 것이, 조그마한 결실을 얻게 되어 이 책을 내며 육지에 첫발을 딛어본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증산을 신앙하면서 명멸(明滅)해 갔던가? 천지공사는 언제 성사되어 끝이 나며, 선세(仙世)는 언제부터 시작되어 가고, 또 재생신과 무병장수, 그리고 도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병겁의 재난은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인가 하고, 의혹 속에 쌓여 있을 수도인들에게 나의 실행적 노력이 그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다.
미래 사회를 연구하는 학자나 그분들의 책을 보면, 과학 문명의 발달과 인공지능의 발달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해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도,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하게 한말(韓末)의 이인(異人) 또는 기인(奇人)쯤으로 여기는 증산(甑山)의 이야기와 공사를 가지고, 발전해 가는 과학문명과 견주어 보는 것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쉽사리 다가오지 않는다.
과연, 과학문명과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은 언제부터 어떻게 전개돼 갈까. 세계가 눈부시게 빠르게 발전하여 나가고, 인간의 상상력이 구체적으로 현실화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100년, 1,000년 전의 이야기를 끌어들여 그 해석을 놓고 이러쿵저러쿵하니 보기에 따라서는 우습고 한심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문명을 뛰어넘는 도술문명(道術文明)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이십여 년을 석굴 속에서 원시생활로 지나온 세월에 저자는 검은 머리가 백발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 올곧은 마음으로 다져온 생각을 풀어본다.
이 책은 머리로 읽거나 가슴으로 읽는 책이라기보다 100여 년 전에 이미 비유와 상징으로 예시하여 공사로 척결(天地人神)한 내용들이 이제 과도기(중원갑자)를 끝내고, 공사가 구체적으로 성사되어감에, 우리에게는 실질적 충격으로 다가서는 내용을 풀이했다. 다가오는 일을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면 이는 천지에 죄를 짓는 일이라 여겨, 나름대로 내용을 더해 세상에 천명(闡明)하고 전함으로써 만인피화(萬人避禍)와 구인종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세상에 드러낸다.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보고, 다시 정독한다면 전후와 좌우 상하관계 등의 연관성을 보다 쉽게 이해하게 돼, 증산 공부에 많은 도움이 있으리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