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인 ‘등꽃 마당’은 우리 일곱 자매의 카톡 방 이름이다.
경기도, 부산, 서울에 각각 흩어져 살면서도, 내가 싱가포르에 있을 때도, 심지어는 먼 이국을 여행할 때도 우리는 ‘등꽃 마당’에 모여 차를 나누듯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꽃을 피웠다.
딸만 일곱 둔 아버지는 여느 집 아들 못지않게 우리를 사랑하셨으며 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존중해 주셨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넓은 농원에 일곱 채의 집을 지어 ‘칠성농원’이라 이름 짓고 희로애락을 같이 나누며 모여 살고 싶어 하시던 아버지.
비록 카톡 방이지만 ‘칠성농원의 꿈’이 ‘등꽃 마당’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우리 자매들은 웃으며 이야기한다.
제1부 ‘옛이야기’는 시의 형식으로 내 삶을 노래한 것이고, 제2부 ‘꿈이 있는 삶’은 가끔 생각나는 대로 수첩에 적어두었던 단상들을 정리해서 모은 글들이다.
제3부 ‘내 곁에 계신 하느님’은 내 삶 안에서 늘 같이 계시면서 생활해 주시고 위로해주시고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신 하느님을 체험한 글들이다.
글을 정리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나는 내게 주어진 삶을 참 사랑했으며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영순(베로니카)
1942년생
부산 경남여자 중고등학교 졸업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수학
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졸업
유치원 원장 자격 취득
아동심리분석사 자격 취득
인생을 어느 만큼 살아본 사람은 누구나 소설 한 권 분량의 얘기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비극적인 얘기를 많이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행복한 얘기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 책을 내는 내 동생 강영순(베로니카)은 오랜 세월, 웬만한 사람이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직면해서 살아왔고, 마침내 그것을 극복했고, 이제는 그 모든 것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그의 인생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희한하게도 그의 본질 속에는 매우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성정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어떤 어둠 앞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일어설 수가 있었다.
이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라고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그가 조금이라도 부정적이거나 패배주의적 생각으로 기울었다면 아마도 그는 오래전에 무너져서 인생의 패자로 스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옆에서 그를 늘 지켜보아 온 나는 그의 본질 속에 강하게 버티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과 꿈, 그리고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깊은 신앙심이 오늘 그를 이렇게 평화롭고 유연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믿는다.
그가 아름다움과 긍정의 삶을 선택했다는 것은 모든 고통을 뛰어넘는 은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넘치는 사랑과 깊은 신앙의 힘이 일구어낸 그의 인생에 대해서 나는 늘 감탄하면서 바라보고 있다.
이제 그가 수시로 메모해 온 그의 삶의 기록들을 읽어내는 즐거움을 가지게 되어 참으로 가슴이 훈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