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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머리
  지은이 제봉주
  출판사 지식공감
  판형 152×225mm
  발행일 2016. 09.
  정가 10,000원
  ISBN 979-11-5622-229-3



『검은 머리』는 재미 소설가 제봉주가 이민자로서 자기와 함께 살아가는 주변 이민자들의 서러움, 고통, 살아온 삶을 13편의 이야기에 담아낸 그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입양아에 대한 양모의 사랑, 죽어가는 부인의 남편에 대한 사랑, 선천성 3급 지능장애자의 사랑 등 인간애에 근거한 휴머니티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가 하면, 입양아의 정체성 인식 과정과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왕따 문제, 장애자의 사랑 등 이 시대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경남 진주 출생.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소설 신인상 당선.

(사)한국소설 신인상 당선.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소설분과 위원장 및 이사.

대한조선공사 및 삼화고무, 부산 삼립식품 근무.

1975년 남미 에콰도르 이주.

1980년 미국 이주 LA 정착, 자영업 은퇴.

13편의 소설을 통해 본 사람 사는 이야기

 

『검은 머리』는 재미 소설가 제봉주가 이민자로서 자기와 함께 살아가는 주변 이민자들의 서러움, 고통, 살아온 삶을 13편의 이야기에 담아낸 그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입양아에 대한 양모의 사랑, 죽어가는 부인의 남편에 대한 사랑, 선천성 3급 지능장애자의 사랑 등 인간애에 근거한 휴머니티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가 하면, 입양아의 정체성 인식 과정과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왕따 문제, 장애자의 사랑 등 이 시대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작가는 자기 주변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속내를 들여다보면서 발견했던 불편한 진실들을 곱씹고,  또한 아옹다옹 서로 헐뜯고 다투며, 때로는 오손도손 정답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되새기고, 사색하며 음미했다. 따라서 작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이민자, 그리고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새로운 시각으로 음미할 수 있었다.

작품 대부분은 삼인칭 화자가 서술하는 우리의 전통사상과 인간의 내면의식에 바탕을 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우리라는 공동체를 잊어버린 사회, 인정이 몰각된 사회, 현대에 이르러 휴머니티가 새삼스레 논의되고, 사람 사는 진솔한 향기와 함께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결국, 인간 문제와 존재 의미를 탐색하고 그 안에서 삶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아울러 독자를 잔잔한 감동의 세계로 이끄는 잔잔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검은 머리」 , 입양아에 대한 양모의 사랑을 그린다 



애린이는 입양된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검은 머리로 입학한다. 그런데 다른 두 학생에게서 찢어진 눈, 머리카락 쓸어 올리는 등의 놀림을 받는다. 상처 입은 애린이는 자신도 금발 머리로 염색하고 학교에 다닌다. 이것을 본 양모 시멘 여사는 학교 선생님에게 애린의 처지를 설명한다. 담임 선생은 입양 사실을 애린에게 알리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시멘 여사는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두도록 부탁하기에까지 이른다.

이후 시멘 여사는 애린에게 입양하게 된 동기를 자세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시멘 여사에게 아기가 없었던 이야기에서부터 인종별 피부색과 머리 색깔, 눈과 코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한국 사람은 모두 검은 머리로 태어났지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설득시켜 나간다.

이 문장 뒤의 화법은 화자가 가지고 있는 가변적 상상력이 동원된다. 애린이의 첫 도전적이고 생리적인 질문이다. “마미는 배가 아프지 않아서 좋았겠다.” 이에 시멘 여사의 대답 또한 걸작이다. “그래, 하나님은 배도 아프지 않고 예쁜 딸을 나에게 주어 정말 감사했어.”라고 긍정적으로 되받아치는 기법이다.

최고조는 미용실에서 애린이가 평소에 늘 하던 금발이 아닌 검은색으로 염색, 시멘 여사는 본연의 금발에서 애린이를 위해 검은색 염색을 원하는 장면에서 잘 나타내고 있다. 시멘 여사와 애린이의 대화다. 그때 애린이가 울먹이면서 큰소리로 애절하고 다급하게 외쳤다. “마미, 안 돼. 마미는 금발이야. 하나님이 주신 거야.”

작가 제봉주는 검은색 연못과 금발색 연못이 하나가 되는 미세한 인간적 보편적 진리와 질서에 혼회유일(混會唯一)하여 발효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잘한 일상의 이야깃거리를 글로 구성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작가 정신은 이슬방울처럼 빛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모든 인생살이는 물론이고 예술의 근간도 인생에 대한 사랑, 그것이다.





 「사랑(Amor)이란 로고」 에 보이는 장애인의 사랑



「사랑(Amor)이란 로고」는 2016년 5월호 『한국소설』 신인상에 당선된 작품으로 소설가 제봉주의 농익은 의미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여기서도 우리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변말숙은 남편 변기훈과 함께 선천성 3급 지능장애자이며 일곱 살 정도의 정신 연령인 26세의 아들 영구와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여자옷 가게를 하고 있는데, 종업원은 과테말라 처녀이며 스물네 살 정도의 불법체류자 산드라와 그 외 이르마와 함께 일하고 있다.

영구는 항상 자기감정의 울타리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감정에 대한 노출이 직설적이라 주위에서는 당황할 때가 많다. 영구는 종업원 산드라를 마음에 두는데 그 행동 방식이 좌충우돌한다. 영구는 주중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두뇌 재활교육을 받는데, 학교보다는 가게에서 산드라를 보며 옆에 있기 좋아한다.

하루는 옷가게에서 흑인 여자가 옷을 훔치는 것을 산드라가 흑인 여자와 승강이를 벌이다 밀려 바닥에 쓰러졌다. 이것을 본 영구가 흑인 여자에게 달려들자, 흑인 여자는 영구를 향해 “바보 자식!”이라 외치자, 산드라는 영구를 적극 대변하다 더 큰 소란이 일어나는 장면이다.

변말숙 여사는 영구의 스물일곱 번째 생일에 종업원을 집에 초대한다. 산드라가 영구의 생일 선물을 하는데, 티셔츠 앞가슴에는 다름 아닌 큼직한 하트, 사랑(Amor)라는 빨간 글씨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옆에 있는 다른 종업원 이르마가 영구에게 “산드라가 너를 좋아한다!”라는 내용을 말해 준다. 이러면서 사랑의 종소리가 귀에 들려오는 하트 모양의 사랑, 해피엔드로 마무리한다.





「결혼기념 선물」에서 보이는 ‘일방적인 사랑’의 모습 



「결혼기념 선물」 역시 사랑을 다루고 있다. 두 가지 치명적 병을 앓고 있는 아내 전영숙은 척추 손상에 의한 하반신 마비와 ‘전이성 악성 종양 척추암’으로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그녀는 죽음을 예감하며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1년 넘게 자신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40대 히스패닉 여인 마리아와 마리아의 딸 글로리아를 자세히 살핀다. 동거남과 헤어진 마리아가 딸을 데리고 생활하는 상황과 심성이 고운 것을 파악한 뒤 그녀는 마음으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

그녀는 남편 전석준에게 결혼기념으로 받은 잠옷 드레스를 마리아에게 선물하고, 글로리아와 함께 같은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드레스의 내용을 알게 된 마리아는 당황하며 되돌려 준다. 그녀는 남편에게 “당신, 밤에 필요한 일이 있을 때는 옆벽을 똑똑 두드려요. 알겠지요.”라고 말하며 드레스를 직접 전해 주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의 마음속에는 남편이 평생 소원했던 아들을 대신 낳아 주리라는 막연히 기대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상대방과 의사 타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즉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하다. 작가 제봉주는 눈으로 보았거나 체험한 이야기를 들은 그대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화소를 자기화함으로써 소설을 의미화한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어디에서든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낯익고 정겨운 생각과 대화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낯익다’는 말은 평범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이 평범은 평범함 그 자체로만 머무르지 않고 사물화로 전환시키는 장점을 작자는 가지고 있다.





허구지만, 진짜 우리를 더 잘 그려낸 우리의 자화상



제봉주의 소설을 읽으면 가물대는 등불을 이용해 반대편 벽 위에 내 얼굴을 그려 놓기도 하고, 두 손으로 재미있는 동물의 얼굴을 그려 놓았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 당시의 달밤에는 엄청난 거인 같은 그림자가 길게 앞서 가던 시절이었다. 그 그림자는 허상일 뿐이지만, 실체가 드리우지 않고는 만들어지지 않았던 소박했던 어린 시절의 얼굴 말이다.

소설의 그림자는 실상이 빚어낸 허상일 뿐이다. 하지만 연출가의 기법에 따라 변형과 왜곡이 일어난다. 13편의 소설 내용 모두 허상이라는 가면 속에 숨어 있지만, 이 모두는 우리가 그려내고 있는 실재적 내면이며 자화상이다. 바로 소설 문학이 갖는 자기 관조, 자기 성찰의 미학에 충실하면서도 이 혼돈의 시대에 열린 의식으로 대상과 사물을 새롭게 보게 해주는 관조 말이다.

작가는 주위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살아가는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 속내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우리들의 삶에 언젠가 있었고, 또 있을 수 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곱씹어봤다. 왜냐하면 삶에는 언제나 꼬이고 뒤틀린 것들이 우리의 삶을 움켜잡고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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