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크리스틴의 시세계는 바로 존재 해명을 위한 작업이다. 자신은 생활을 통해 그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사는 듯 사는 것인지에 대한 진솔한 메시지를 제공하고 있다. 어쩌면 이는 자신은 자신의 역량을 초월하여 만인의 것으로 공유하는 공감대로 이끌지 못한다는 숙명(宿命)을 머리에 이고 있을 것이다. 이런 그녀에게 심미적, 철학적 가치의 시세계를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다.
서론에서 말했듯이 현실은 어느 시대보다 인문학 자체의 존립이 위태로우며 ‘영혼 없는 기술자’들만이 범람하는 시대에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생산해 내는 기술지식인이 아니고, 인간 됨의 기본을 자각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아호 석류(石榴)
·하와이대학교 졸업 및 석사 이수
·문예운동 시 부문 등단
·한국문협 미주지회 이사
·제1시집 ≪하늘 속 이야기≫
시인 정 크리스틴은 기독교 신자다. 평생을 종교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녀의 삶도 다분히 종교적이다. 남은 세월도 목숨을 주신 분의 뜻에 따라 충실히 따르면서, 생명의 저녁과 새생명의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과연 문학과 종교 중 어느 것을 우위에 두고 있을까? 화자로서는 대답하기가 어렵다. 분명한 것은 그녀의 문학은 종교과 유통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틀림없다. 시인 정 크리스틴은 천상의 세계를 그리며 우리의 삶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