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의 야망’은 600년 전 고려 말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는데 크나큰 역할을 한 정도전이라는 실존 인물의 생장과정과 그 주위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상황, 관련된 인물, 시대상 등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이는 오늘날에 대권을 향하여 각 계파 간의 처절한 경쟁을 치루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 비로소 정권을 획득하는 일과 일견 비교 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는 역사소설의 장르에 속하지만 동시에 정치소설이기도 하다
정도전에 관한 이야기는 근래 드라마를 통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드라마 속에서 정도전은 초능력적인 인물로, 영웅적으로 그려져 있다.
따라서 드라마를 통하여 정도전이라는 인물을 안다는 것은 단편적인 면만 부각되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하는 것은 작가 개인적인 생각에 한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에 ‘정도전의 야망’ 소설을 쓰면서 작가는 정도전에 대하여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내려 애를 썼다. (사실 소설은 드라마가 방영되기 1년 전부터 쓰기 시작했으므로 드라마 속에서 정도전이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큰 뜻을 품은 인물이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가는가, 위정자의 잘못으로 백성의 삶이 극한에 처해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만난에 처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여 마침내 그 꿈을 이루어낸 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를 그려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증에 충실해야 했다. 작자는 이를 위해 고려사, 절요 인물열전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 권의 해설서를 탐구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史實)만으로 소설을 쓴다면 소설로서의 맛이 덜하기에 담은 선생이나 덕이, 월하등 인물을 가공하여 소설 속에 등장시켰다. 이들을 통하여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민중의식을 깨달아 혁명의 의지로 승화시키는 과정과 14세기 국제적인 역학 관계의 변화에 따라 운명이 갈려야 하는 약소국 고려의 상황을 알리고자 하였다. 또 지방에서 전설로 전해 있는 정도전의 탄생 설화, 진포 대첩(부안), 인월 황산 대첩(남원, 함양), 남해 금산의 유래와 당시 대외국 관문인 벽란도의 풍광도 그려내어 재미를 더하려고 애를 썼다.
경찰서장으로 퇴직한 후, 몇 군데 공직 생활을 거쳤습니다. 공직에서 완전히 은퇴한 후, 인터넷 신문에 ‘윤만보의 잡기 노트’라는 칼럼을 고정적으로 써오다가 소설을 써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기왕에 소설을 쓸 바에야 크게 판을 벌여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역사적 인물(사건)을 찾아서 대하소설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기존의 왕권을 신하에게 선양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통해 건국된 나라입니다. 그 중심에 바로 ‘정도전’이란 특별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소설 쓰기에 매달린 지, 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적지 않은 세월 동안 매달리다 보니, 어느덧 반쯤 전문가 수준에 도달한 듯한 자부심마저 느낍니다. 이제 용기를 내어 독자들의 평가를 받아보고자 합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에 대해 많은 질타를 해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여 좀 더 성숙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도전이라는 인물을 평할 때 그의 정치적 신념과 사상을 빼놓을 수가 없다. 우리는 조선 시대 내내 국가 이념의 근간을 충(忠)이라는 가르침을 받았고 그 상징으로 목은 이색이나 포은 정몽주를 최선의 인물로 여겨왔고 정도전과 그의 민중사상은 그 하위에 놓고서 평가를 해왔다. 작자는 그러한 시각을 소설에서 거부를 했다. 진정한 충이란 임금이나 사직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에 예속되어 살고 있는 백성을 향하여 가지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여기고 이를 실천하고자하는 정도전의 사상을 작품에서 강조했다.
소설 ‘정도전의 야망’은 오늘날 꿈과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내용을 담았다. 젊음이란 미래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 정신 그리고 열정을 품고있는 세대이기에 비록 현실은 장래에 대해서 어떠한 장담도 해주지 못하여 희망은커녕 암울하기만 한 삶이라 하드라도 열정을 잃지 않고 쉼 없이 도전하고 때를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웅지를 펼칠 수가 있다는 희망의 멧세지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