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별은 한나의 부탁이 꽤 기뻤다. 서로가 서로의 슬픔터라니 그건 정말 좋은 일이었다. 지치고 힘든 이 세상에서 서로 슬픔을 털어놓고 위로해 주는 슬픔터. 어쩌면 한별과 한나는 만날 때부터 이것을 원하지 않았을까. 만약 한별이 한나의 부탁을 거절하더라도 한나는 한별을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더 좋아할 수도 있겠지. 서로의 슬픔터가 되면 떠날 때 더 힘드니깐. 하지만 두 소녀에게는 그런 것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두 소녀에게 중요한 건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니깐. 과거나 미래가 안 좋더라도, 현재가 좋으면 다 좋고, 기뻐. 이게 두 소녀의 생각이다.
“좋은데? 나는 너의 슬픔터, 너는 나의 슬픔터! 어쩌면, 나도… 너처럼, 친구의 위로를 받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싶어.”
“응. 나도 지금까지 나의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로해 주는 진실한 친구를 만나보고 싶었어. 내가 과거에 무엇을 했든 내가 미래에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더라도 현재의 나를 좋아해 주고, 현재의 나를 아껴주는 그런 친구말야.”
김민서·김채린 학생은 경양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로 책쓰기 동아리 ‘Book In Us’에서 처음 책을 쓰는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두 명이 함께 전체적인 흐름을 구상한 후 각자 부분을 나누어 글을 쓰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함께 글을 쓰는 공동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둘이었기에 더 힘이 되고 의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