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건조해지는 21세기에 신선한 산소가 될 시집
한 줄 문장에도 화자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독자의 가슴에 떠오르는 색감이 다르다. 시인은 향기 나는 시일수록 깊이 파고드는 울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시대에 강한 향을 내뿜는 시를 쓰고 싶어 한다.
“시의 향기가 삶의 향기요 삶의 향기가 곧 시의 향기”라고 생각하기에 시를 짓는 것이다.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설화』는 그런 향기를 품고 있다. 한 편의 시에도 정성과 진솔함을 버무려야 은은한 난의 향기처럼 살아있는 글이 된다. 차곡차곡 쌓인 시의 알곡은 시인의 정신세계를 다듬을 뿐 아니라 읽는 이의 가슴에 피톤치드가 될 수 있다.
인간이 신을 능가한다 해도, 로봇이 인간을 능가한다 해도, 매연이 날리는 도심 속에도 새벽 창가에는 지줄대는 새들이 있다. 시선집 『설화』를 출간하면서 저자의 시 약 200편 중에서 72편의 시를 선정했다. 『어머니의 강』, 『바람의 언덕에서』, 『곰메바위 아리랑』 시 낭송 이론과 실제 교본 『전문 시 낭송 교실』 그리고 지난해 『소리 문학 동인지』를 발간하면서 낭송하기 좋은 시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저자는 한국명시낭송가협회 소리예술 문화연구장으로서 시 낭송에 일가견이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낭송하기 좋은 시란 무엇일까? 신승희 시인은 한 줄 문장에도 깨달음이 있어야 살아있는 시가 된다고 생각한다. 시인은 은은한 향을 뿜으며 읽는 이에게 신선한 공기로 다가가는 시를 원하는 게 아닐까.